조용히 마음 울린 하루, 삼청각에서 마주한 작은 기적

지난 6월 4일, 한 지인의 초청으로 특별한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서울 성북구 삼청각. 전통 한옥의 고요한 품 안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처음이었기에, 설렘 반 긴장 반으로 발걸음을 옮겼지요.

 


입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여러 경호 인력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하객 한 명 한 명 신원을 확인하며 휴대폰엔 촬영 방지 스티커가 붙여졌고, 말 그대로 ['비공개']라는 단어가 몸소 느껴졌습니다.처음엔 조금 답답하기도 했지만, 삼청각이라는 장소가 주는 아늑함 덕분인지 곧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평소 뉴스로만 접하던 대통령 가족의 이야기, 그 중심에서 펼쳐지는 결혼식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더군요.

정치적 의미나 관심을 떠나 한 아버지로서, 한 가정으로서 그들이 얼마나 기다려온 시간이었을까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결혼식 사회는 배우 안재모 씨가 맡았고, 축가는 낯익은 얼굴, 이창섭 씨의 음성이 공기를 가득 채웠습니다. 뮤지컬 넘버가 울려 퍼질 땐 마치 무대가 삼청각 자체인 듯,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지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신랑 신부에게 덕담을 건네려던 대통령이 잠시 말을 멈추고, 목을 가다듬던 순간입니다. 누군가의 아버지로서의 그 눈빛, 그리고 그동안 겪어온 고통과 회한이 한순간에 밀려드는 듯한 장면이었습니다.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를 만나 고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말 한마디에, 자녀를 향한 무한한 사랑이 다 담겨 있었지요.

결혼식 후에는 정치권 인사뿐 아니라, 연예계와 사법연수원 동기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참 다양하고, 또 넓은 인연이 한자리에 모인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이 대통령의 어린 시절 친구들이, 시계공장에서 함께 일하던 소년공 친구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정이란 게 무엇인가' 되묻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단순한 결혼식이 아니었습니다.
수많은 고난의 시간을 이겨낸 가족이, 사랑으로 하나 되는 아름다운 '회복'의 날이었습니다.

삼청각을 나오며 마음 한편에 따스한 불씨 하나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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